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의외로 시간이 가장 촉박해지는 게 한복 준비예요. 처음에는 “식 끝나고 폐백할 때 잠깐 입는 거니까 대충 해도 되겠지” 싶다가, 막상 웨딩사진 찍을 때, 폐백할 때, 하객들이 다 보고, 부모님들께 드릴 때 생각보다 중요한 아이템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웨딩박람회에서 계약하면 저렴하게 좋은 조건으로 맞출 수 있지만, 그만큼 실수도 많이 하는 부분이에요. 오늘은 박람회에서 한복을 계약할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1. 한복 스타일과 컬러 트렌드 확인하기
한복도 트렌드가 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색감, 금박 무늬가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내추럴한 파스텔톤, 톤다운된 고급스러운 컬러가 많이 선택돼요. 박람회 부스마다 전시된 샘플을 보면 대체로 트렌드 컬러로 제작된 게 많아요. 상담 받을 때 내 결혼식 드레스, 예식장 컨셉, 부모님 한복과 어울리는 색상까지 고려해서 상담을 요청해보세요. 특히 요즘은 신부 한복은 베이비핑크, 아이보리, 연한 블루, 신랑 한복은 차콜, 네이비, 크림색이 많이 선택돼요.
2. 원단 종류와 품질 꼼꼼히 체크하기
박람회에서는 보통 한복 대여가 30~60만 원대, 맞춤은 80~150만 원대로 진행돼요. 그런데 가격보다 중요한 게 원단이에요. 겉감만 실크고 안감은 폴리인 경우도 있고, 광택이 너무 인위적인 경우도 있어요. 반드시 실크, 혼방, 폴리 원단 구분해서 보여달라고 요청하고, 손으로 만져보고 두께, 촉감, 광택을 확인해야 해요. 부모님 한복은 특히 착용감이 중요하니, 부모님과 동행해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아요.
3. 맞춤 제작 vs 대여, 본인 상황에 맞게 결정하기
박람회에서는 맞춤 제작과 대여 상품이 함께 소개돼요. 맞춤 제작은 내 체형에 꼭 맞게 만들어주고 원단 선택 폭이 넓지만, 가격이 높고 시간도 오래 걸려요. 대여는 금액 부담이 덜하고 여러 번 입을 계획이 없다면 추천해요. 하지만 대여는 사이즈 수선 범위가 제한적이고, 촬영용 한복, 폐백용 한복은 별도 비용이 드는 경우가 많아요. 내 결혼식에서 한복을 몇 번 입을지,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미리 정리한 뒤 상담받는 게 좋아요.
4. 포함 서비스와 추가 비용 꼼꼼히 확인하기
박람회 부스마다 ‘폐백 한복 무료 대여’, ‘양가 부모님 한복 추가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세워요. 그런데 계약서에 보면 촬영용 한복 추가 비용, 한복 소품 대여비, A/S 비용 등이 별도로 써 있는 경우가 많아요. 계약 전에 반드시 기본 포함 내역과 추가 비용 내역을 물어보고, 서면으로 정리해두세요. 박람회 한정 혜택이라며 계약을 서두르게 하더라도, 계약서 내용은 반드시 집에 와서 다시 확인해보는 게 좋아요.
5. 제작 기간과 피팅 일정 체크하기
한복 맞춤은 제작 기간이 평균 4~8주 정도 걸려요. 박람회에서 계약하면 시즌 성수기엔 최소 2~3달 전에 진행해야 해요. 박람회 당일 계약만 하고 한참 지나서 피팅하려다 원하는 일정에 못 맞추는 경우도 많아요. 계약 후 언제 치수를 재고, 피팅 일정을 몇 번 보는지, 최종 완성본 수령일은 언제인지 확실히 체크해두세요. 부모님 한복까지 준비할 경우 일정은 더 넉넉히 잡는 게 좋아요.
6. 업체 후기를 반드시 확인하기
박람회 현장에서는 대부분 업체들이 너무 친절하고 혜택도 푸짐해 보여요. 하지만 계약 전 반드시 포털 후기, 카페, 블로그 후기, 인스타그램 태그를 검색해보세요. 특히 ‘수선 불가’, ‘A/S 불친절’, ‘배송 지연’ 관련 후기가 있는 업체는 조심해야 해요. 실제 고객 후기는 업체 측에서 숨길 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체크하는 게 좋아요.
결혼식 당일 예쁜 드레스도 중요하지만, 한복 사진을 보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참 잘 준비했다’고 느끼게 돼요. 박람회에서 계약할 때 순간적인 할인 혜택에만 집중하기보다, 오늘 알려드린 것처럼 한복의 질, 조건, 내 일정까지 꼼꼼하게 비교해보세요. 한 번 입고 끝나는 옷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평생 남을 사진과 추억을 위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